-마산교구 박창균 신부, 함안보에서 12일부터 단식 들어가, "4대강 촛불이 일어나야 한다"

▲ 박창균 신부는 “각 지역에서 4대강 공사저지를 위한 촛불이 일어나야 한다”고 단식으로 역설하고 있다. (사진/김유철)

경남 낙동강 함안보는 제4호 태풍 뎬무와 함께 찾아온 호우 때문에 다시 강물에 잠겼다. 그러나 함안보를 둘러싼 공방은 물속에 있지 않고 강물 밖에서 치열하게 전개되어가는 형국이다.  

지난 7월 22일부터 8월 10일까지 함안보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한 이환문 경남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태풍이 오기 직전 그들의 안전을 염려한 시민단체의 설득으로 23일간의 농성을 끝냈다. 그러나 그들은 곧바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연행되었다. 창녕경찰서는 12일 두 사람에 대해 “건조물 침입· 업무방해· 폭력· 공무집행 방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고공농성 이틀째인 7월 23일 "환경 활동가들의 안전한 귀환과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란 성명을 발표하며 삭발을 한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 낙동강 권역 대표 박창균 신부는 8월 12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다. 박창균 신부는 “각 지역에서 4대강 공사저지를 위한 촛불이 일어나야 한다”고 역설하며 “국민의 목소리가 더 크게 전달될 방법을 시민단체가 모색하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신부는 경찰에 연행된 두 활동가에 대해 “그들은 범죄자가 아니므로 즉각 석방해야 한다. 20일이 넘게 크레인 위에서 뙤약볕에 시달리고 정상적인 음식도 받지 못한 사람들을 병원에서 한 시간여의 검사를 끝으로 경찰이 연행한 것은 극히 비윤리적인 처사이며 야만의 시대에 사는 정황”이라고 분개했다. 박 신부는 정부 당국에 대해 “여전히 대화의 문을 닫고 있다. 결국 이렇게 되면 더 큰 반발과 물리적 충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것은 온전히 정부의 책임”이라고 경고했다. 

▲ 강바닥 준설로 쌓아놓은 모래성 (사진/김유철)


함안보에서 고공농성이 있는 동안 매일 현장에서 ‘생명평화’ 미사와 함께 시민들이 모여 촛불문화제를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신부는 “더 많은 국민이 강 살리기에 관심을 둬야 한다. 그리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행동해야 한다. 관심은 있지만 행동하지 않는 것은 찬성과 다르지 않다”고 안타까워하며 그동안 미사와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성직자와 시민에게도 “체면 삼아 오지 말고, 강을 살리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박창균 신부는 2006년 5월4일, 평택 팽성읍 대추리·도두리에 군과 경찰 1만 5,000명이 강제철거(행정대집행)에 투입된 것에 항의하며 경남도청 앞에서 15일간 단식과 함께 매일 미사를 봉헌한 바 있다. 당시 박 신부는 도지사와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단식기간 내내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2006년 당시 면담을 거부한 도지사는 현재 새로운 총리로 지명된 김태호 씨다. 악연은 재현되는 것인가?

한편 낙동강 국민연대와 함안보 고공농성 대책위원회는 13일 오후 연석회의를 열고 박창균 신부의 단식과 두 활동가 연행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앞으로 활동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낙동강 함안보를 둘러싼 싸움은 새로운 국면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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