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전국사제시국기도회 명동성당에서 열린다

정운찬 총리가 용산참사현장을 다녀간 뒤 한 주일 만인 10월 12일 서울광장에서 "다시 촛불광장을 열겠다"며 기획했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전국사제시국기도회가 서울시의 사정으로 명동성당으로 옮겨졌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지난 6월 22일 용산참사 현장에서 시작된 전국사제시국기도회가 9월 28일 대전 법동성당 기도회로 일단락되면서, 총 11차에 이르는 전국기도회에서 모아진 지향을 담아 서울광장에서 제12차 전국사제시국기도회를 개최하려고 했다.  

이번 시국기도회는 용산참사가 벌어진지 266일, 천막기도회 120일만에 열리는 것이다. 김인국 신부는 10월 4일자 빛두레 주보를 통해 "서울광장에서 모이자"고 호소하면서 "지난해에도 그랬지만 올해의 갖가지 파행과 왜곡 또한 그냥 바라만 볼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으며,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이번 시국미사가 서울광장에서 명동성당으로 옮겨진 데 대해 "서울시에서는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모두 서울시 차원의 문화행사가 기획되어 있어서 사제단에 장소를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김인국 신부는 용산문제에 대한 서울시의 무반응과 시민들의 무관심에 안타까워 했다.
김인국 신부는 정부가 "빗발치는 여론도 무시하고 숱한 기도와 각계의 호소마저 외면한 채 의기양양한 얼굴로 보란 듯이 질주"하고 있다면서 "지독한 교만이 빚어낸 어리석음이 아니고서야 이럴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회의 태도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재개발 구역의 가좌동성당 문제가 해결돼서 그런지 몰라도 한동안 용산에 보여주었던 관심도 이내 시들어 버렸다."며 "따지고 보면 참사는 서울에서 벌어진 일인데 천막을 지키는 일은 지방교구의 일이 되고 말았다. 서울교구 신부가 7백여 명에 육박할 텐데 제 교구민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사제가 겨우 손가락으로 꼽을 지경이니 이게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김인국 신부는 지난 9월 15일 화요일 오후에 용역들이 경찰병력을 "거느리고 와서" 용산 분향소 주변에 설치되었던 여러 개의 만장과 펼침막, 그림과 각종 작품들을 뜯고 달아난 사건을 지적하며 "그날 현장을 지킨 것은 일흔 고령의 사제 한 분뿐이었다. 노 사제께서 호통을 치며 나무랐지만 그들은 웃기만 했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김 신부는 "이미 한계치를 한참 넘겨버린 저 불쌍한 사람들(용산참사 유가족들)을 그냥 바라만 볼 수가 없어서" 서울광장 시국기도회를 마련하기로 했는데, 그마저 서울시의 행사 때문에 무산되었다고 다시한번 아쉬움을 표시하면서 "명동성당에서 저녁 7시에 열리는 시국기도회에 신자들과 시민들이 많이 와서 성당 앞마당이 가득 차면 얼마나 좋을까"하며 기대하면서도 광우병 파동 때와 다르게 용산 문제에 무심한 세태를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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